프랑스 내무부 중심 이민행정을 통해 본 한국 이민 전담기구 논의

프랑스 내무부 중심 이민행정을 통해 본 한국 이민 전담기구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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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무부 중심 이민행정을 통해 본 한국 이민 전담기구 논의

박찬희 (이주연구 인턴)


최근 한국에서는 이민정책을 총괄할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 법무부와 서울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2030 이민정책 토론회⌟ 제2세션 ‘이민정책 추진체계 및 인프라 구축방안’에서도 이민처, 이민청, 법무부 내 차관급 본부 등 다양한 형태의 이민 전담기구 가운데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이러한 논의가 등장한 배경에는 현재의 이민행정 체계가 직면한 여러 한계가 있다. 한국 이민정책은 2007년부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담당해 왔지만, 증가된 체류 외국인 수에 비해 인력 부족, 부처 간 정책 분산, 지방 거버넌스 미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내 최고 직급이 본부장이라는 점에서 오는 국제 협력 및 국내 정책 참여 과정에서의 제약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논의는 주로 전담기구의 필요성과 이를 부, 처, 청 가운데 어떤 형태로 만들 것인지에 집중해 왔다.[1] 반면 전담기구가 어떤 부처 아래 배치되는지가 이민정책의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다뤄졌다.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동일한 이민 현상이라도 이를 담당하는 조직에 따라 노동력, 인구, 치안·안보 등 서로 상이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정책의 방향과 행정 실천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프랑스는 한국의 이민 전담기구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프랑스의 이민정책은 경찰, 국내안보, 국가 헌병, 위기관리 등을 관장하는 내무부 산하 프랑스 내 외국인총국(Direction générale des étrangers en France)이 담당한다. 주목할 점은 이민정책이 내무부 산하에서 수행되면서 치안과 안보 관점에서 이해되고 관리되는 경향이 강화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 글은 프랑스 내무부 중심의 이민행정 체계가 이민을 치안과 안보 문제로 다루는 방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고 한국 이민 전담기구 논의에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프랑스는 왜 흥미로운 사례인가?

프랑스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현재의 내무부 중심 이민행정 체계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프랑스의 이민정책은 내무부 산하 프랑스 내 외국인총국이 담당하고 있지만, 이러한 구조가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과거 프랑스의 이민 관련 업무는 내무부, 외교부, 노동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었다. 이후 2007년 사르코지(Sarkozy) 정부는 이민・통합・국가정체성 및 개발연대부 (Ministre de l’Immigration de l’Intégration de l’Identité nationale et du Développement solidaire) 를 신설하며 이민행정을 집중시켰고, 2010년 해당 부처가 폐지된 이후 관련 기능은 내무부로 흡수되었다. 2013년 프랑스 내 외국인총국이 설립되면서 현재의 내무부 중심 이민행정 체계가 자리 잡게 되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이민행정이 경찰, 국가헌병대, 국내안보기관 등과 동일한 행정 체계 안으로 편입되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내 외국인총국은 입국, 체류, 노동이민, 망명, 통합, 귀화 업무를 총괄한다. 이민자의 입국부터 정착에 이르는 주요 행정 절차를 담당하는 기관이 시민의 자유, 영토 안보, 국내 안보를 핵심 임무로 하는 내무부 산하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이러한 조직 구조만으로 프랑스 이민정책이 치안과 안보 논리와 연결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민을 담당하는 조직의 위치가 정책의 우선순위와 행정 실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는 중요한 사례를 제공한다. 이민행정이 경찰과 국경관리, 국내안보를 담당하는 조직과 동일한 제도적 공간 안에서 운영될 때 이민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해되고 관리되는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무부 중심의 이민행정은 이민을 어떠한 정책 문제로 이해하고 관리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보화(Securitization)라는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민행정과 안보화

같은 이민 현상인데 왜 어떤 국가는 노동력 부족과 인구 감소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설명하고, 어떤 국가는 공공질서 위협과 안보의 문제로 설명할까 ? 이민 안보화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안보화 이론을 정립한 코펜하겐 학파는 안보를 객관적으로 주어진 상태라기보다 특정 사안을 위협으로 규정하는 언어행위로 보았다. [2] 이 관점에서 안보화는 정치 지도자나 엘리트 집단이 어떤 사안을 국가나 사회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제시하고, 청중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해당 사안이 일반적인 정치의 영역을 넘어 예외적인 대응이 필요한 문제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민 안보화를 설명할 때 정치인의 발언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실제 이민정책은 연설이나 담론뿐 아니라 비자 심사, 체류허가, 국경통제, 통계 분류, 행정문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같은 일상적 행정 절차를 통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비고(Bigo)의 논의가 중요하다. 비고는 안보화를 경찰, 국경관리기관, 정보기관과 같은 전문가 집단의 일상적인 실천 속에서 형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하였다.[3] 그의 관점에서 안보화는 특정 현상을 위협이라고 선언하는 순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비자정책, 신원확인, 체류관리, 국경통제, 추방과 같은 행정 실천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산된다. 이러한 관점은 이민행정이 어느 부처에 위치하는지가 단순한 조직 설계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어떤 기관이 이민정책을 담당하는지에 따라 활용 가능한 정책도구와 전문성, 그리고 이민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프랑스 사례의 핵심은 단순히 내무부가 이민정책을 담당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내무부 중심의 이민행정이 이민을 어떠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관리하는지에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 내무부는 실제로 이민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국경통제, 구금, 단속: 내무부 이민행정의 작동 방식

최근 프랑스 내무부의 이민행정은 국경통제, 행정구금, 경찰 검문과 같은 정책도구를 사용을 확대해 왔다. 이러한 정책도구는 내무부가 원래 담당해 온 공공질서와 치안 기능이 이민행정과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프랑스-이탈리아 국경 통제는 이민행정이 국경관리 기능과 연결되는 사례다. 프랑스는 2015년 이후 내부국경 통제를 재도입한 뒤 이를 반복적으로 연장해 왔다.[4] 내부국경 통제는 원래 테러 대응을 위한 예외적 안보 조치로 설명되었지만, 프랑스-이탈리아 국경에서는 지금도 이주민의 이동을 선별하고 차단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5년 비정부기구 CAFI와 Anafé가 42시간 동안 실시한 시민 관찰에 따르면[5] 멘통 가라방(Menton Garavan) 역과 라 튀르비(La Turbie) 고속도로 요금소에서는 열차와 차량을 대상으로 한 신분 확인과 검문이 이루어졌으며, 관찰 기간 동안 85명이 멘통 국경경찰서로 이동했고 이 가운데 68명이 이탈리아로 송환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부는 별도의 절차 없이 곧바로 송환되었고, 망명 의사를 밝힌 사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보호자 없이 이동하던 미성년자들도 반복적으로 돌려보내졌다.

[사진1] 멘통 가라방역 기차 검문
(출처: Margherita Linardon 촬영)

[사진2] 멘통 국경 경찰서
(출처 : 저자 직접 촬영)

행정구금센터(Centre de rétention administrative)는 이민행정이 치안과 공공질서 관리 기능과 연결되는 사례다. 행정구금센터는 외국인을 프랑스 영토 밖으로 강제퇴거하거나 송환하기 위해 일정 기간 수용하는 시설이다. 교도소와 달리, 이곳에 수용된 사람들은 범죄나 경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내무부의 지방행정기관인 프레펙튀르(Préfecture)가 그들의 체류를 불법으로 판한하기 때문에 구금된다. 행정구금 결정은 외국인 및 망명에 관한 입국・체류 법전(Code de l’entrée du séjour des étrangers et du droit d’asile)에 따라 ‘도주 위험’과 ‘공공질서 위협’을 근거로 정당화된다. 도주 위험에는 불법입국, 비자 초과 체류, 체류허가 미신청, 퇴거 의무 불이행, 신원 보장 부족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공공질서 위협은 범죄, 테러, 중대한 치안 위반과 연결된다. 문제는 이러한 기준이 폭넓게 해석될 수 있어 난민 신청 가능한 사람과 진행중인 사람, 체류증 신청 및 연장이 가능한 사람과 진행중인 사람 등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모든 서류 미비 외국인들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3] 2025년 프랑스 행정구금센터 지역별 분포
(출처: https://www.lacimade.org/publication/rapport-2025-sur-les-centres-et-locaux-de-retention-administrative/)

게다가, 이민 통제는 국경이나 행정구금센터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프랑스 비정부기구 La Cimade가 매년 발간하는 행정구금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행정구금 대상자들은 길거리 단속, 도로 검문, 역 검문, 교도소 출소 직후 이송, 프레펙튀르 방문 중 체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구금된다.[6] 특히 2025년엔 경찰 검문이 행정구금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지역에 따라 28.2%에서 74.2%까지 나타났다. 이는 이민 통제가 국경선에만 머무르지 않고 도시의 거리, 대중교통, 행정기관 창구와 같은 일상적 공간 속에서도 이루어지는 걸 보여준다.

국경통제, 행정구금, 경찰 검문은 서로 다른 정책처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이민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다루는 행정 실천이라는 점에서 연결된다. 국경에서는 이동을 선별하고, 행정구금센터에서는 체류 자격을 기준으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며, 경찰 검문은 이러한 통제를 일상 공간까지 확장시킨다. 비고의 관점에서 이러한 실천은 이민자를 식별하고 분류하며 감시의 대상으로 만드는 안보화 과정이다. 프랑스의 이민행정은 내무부가 원래 수행해 온 국경통제, 구금, 경찰 검문과 같은 정책도구들을 활용하며, 이민을 점차 안보와 공공질서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관리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 이민 전담기구 논의에 주는 시사점

한국의 이민 전담기구 논의는 주로 조직의 형태와 위상에 집중되어 왔다. 이민청을 설치할 것인지, 독립된 처를 둘 것인지, 또는 법무부 내 차관급 본부로 운영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사례는 전담기구의 형태만큼이나 이민행정이 어떤 행정 체계 안에 위치하는가 역시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이민행정은 내무부 체계 안에서 운영되며 국경통제와 행정구금, 경찰 검문과 같은 정책도구들을 활용한다. 이민행정이 경찰과 국경관리, 공공질서를 담당하는 조직들과 같은 행정 체계 안에 위치하면서 이민 역시 공공질서와 안보의 시선으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는 이민행정이 어느 부처에 속하는가에 따라 활용되는 정책도구와 행정적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체류 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이민정책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매 5년마다 수립되는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은 경제와 인구구조, 사회통합, 질서 있는 이민행정, 외국인 인권 보호 등 다양한 목표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이민행정을 담당하는 법무부는 검찰과 교정, 범죄예방정책을 함께 담당하는 부처이기도 하다. 이민 전담기구가 이러한 조직 안에 위치할 경우 이민정책이 관리, 처벌, 위험 예방의 관점과 결합될 가능성은 없는지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국경관리, 체류질서 유지, 그리고 범죄 대응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나 프랑스 사례에서 보았듯이 이민정책이 공공질서와 치안의 행정 논리 안에서 운영될 경우 인권 보호나 사회 통합 보다 관리와 통제가 앞서게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이민 전담기구 논의는 조직의 형태와 위상만이 아니라 이민정책의 다양한 목표들 사이에서 어떠한 균형을 구축할 것인가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김태환, « 한국 이민정책의 통합적 작동을 위한 조건탐색», 국정관리연구, vol. 12, n° 7, pp. 127-159.

박보식, « 지방자치단체의 다문화정책과 상호문화주의: 안산시와 서울시 구로구를 중심으로 », 한국공공관리학보, vol. 36, n°3, pp.107-128.

사득환, « 이민정책의 패러독스(Paradox) : 한국적 적실성과 가능성», 한국공공관리학보, vol. 32, n°2, 2018, pp. 295-318.

유민이, 라휘문, 박윤, 이주민 유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합리적 행정조직 구조 및 설계 방안, 서울, 이민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n° 2020-04, 2020.

Bigo, Didier, « Security and Immigration: Toward A Critique of the Governmentality of Unease », Alternatives, 2002, vol. 27, pp. 63-92.

Buzan, Barry, Wæver, Ole, de Wilde, Jaap, Security: A new framework for Analysis, Boulder, CO, Lynne Rienner Publishers, 1998.

Étudiants et étudiantes du Master Migration Studies (Université Côte d’Azur), Une décennie de rétablissement de contrôles à la frontière intérieure. Quelles conséquences pour les personnes en migration ?, Nice, 2026, https://obsmigration.hypotheses.org/productions-des-stagiaires.

La Cimade, Forum réfugiés, France Terre d’Asile, GroupeSOS, Solidarité Mayotte, Centres et locaux de rétention administrative, 2015-2025.

Projet CAFI, Amnesty International France, La Cimade, Médecins du Monde, Médecins Sans Frontières, Secours Catholique Caritas-France, Anafé, Observations citoyennes Frontière franco-italienne Menton 14 et 15 novembre 2025, 2025, https://projet-cafi.com/wp-content/uploads/2026/01/Observations-citoyennes-Menton-novembre-2025.pdf.


[1] 서붕교, 이동아 2016 ; 김태환 2017 ; 사득환 2018 ; 남금정, 김경제 2021 ; 유민이, 라휘문, 박윤 2020 ; 장우찬 2024 ; 박보식 2025 ; 김한창 2026

[2] Buzan, Barry, Wæver, Ole, de Wilde, Jaap, Security: A new framework for Analysis, Boulder, CO, Lynne Rienner Publishers, 1998.

[3] Bigo, Didier, « Security and Immigration: Toward A Critique of the Governmentality of Unease », Alternatives, 2002, vol. 27, pp. 63-92.

[4] Étudiants et étudiantes du Master Migration Studies (Université Côte d’Azur), Une décennie de rétablissement de contrôles à la frontière intérieure. Quelles conséquences pour les personnes en migration ?, Nice, 2026, https://obsmigration.hypotheses.org/productions-des-stagiaires.

[5] Projet CAFI, Amnesty International France, La Cimade, Médecins du Monde, Médecins Sans Frontières, Secours Catholique Caritas-France, Anafé, Observations citoyennes Frontière franco-italienne Menton 14 et 15 novembre 2025, 2025, https://projet-cafi.com/wp-content/uploads/2026/01/Observations-citoyennes-Menton-novembre-2025.pdf.

[6] La Cimade, Forum réfugiés, France Terre d’Asile, GroupeSOS, Solidarité Mayotte, Centres et locaux de rétention administrative, 2015-2025.

 

Cover Photo: Margherita Linar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