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의 코로나 돌봄
중남미에서의 코로나 돌봄
중남미에서의 코로나 돌봄
COVID-19 Care in Latin America
한제인 (CTMS 난민팀 연구인턴)
중남미에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거나, 또는 젊은 인구를 가진 다양한 국가들이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칠레에서는 여성들을 위한 사회적 개선책과 돌봄문제가 정책 방안으로 적극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이러한 담론들이 정책으로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여기서 카리브 지역을 포함하여 각 중남미 국가가 채택하는 코로나 돌봄정책이 특기할만 한데, 이들은 크게 여성, 그리고 재정 중심적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남미에서 돌봄은 전반적으로 가족 내 여성이 맡고있다. 마초이즘 (Machoism)으로부터 유래되는 가부장적 사회요소 때문에 남자보다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돌봄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그래서 돌봄은 여성들에게 큰 희생을 강요한다. 젊은 여학생이 돌봄을 맡아야 할 경우, 그들은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직장 여성들에게는 경력이 단절되거나 승진 기회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시대를 걸쳐 돌봄에 내포되어있는 남녀 불평등이 지속되면서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코로나 사태가 이러한 문제를 더욱 부각시켜 주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남미 지역 내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의 수가 1억 26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19 확산으로 여성들이 더욱 타격을 받고있다.
최근 유엔 중미카리브경제위원회(Economic Commission for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ECLAC)은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중남미의 돌봄정책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성들이 돌봄에 차지하는 역할과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민간·정부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민간기업에서는 남직원에게도 돌봄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할 것, 정부에게는 비공식 부문을 개선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돌봄이 특정 성별로 치우치지 않도록 제시해주고 있다.
윗 참고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ECLAC에서 제시한 방향성은 여러 중남미 국가의 코로나 돌봄 조치에 잘 반영되고 있다. 특히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팬데믹 휴가”와 도미니카 공화국의 “Stay at home” 프로그램이 각각 가족이 돌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 여성 가사종사자들이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성을 고려했을 때 문제의 소지가 있다. 정부의 정책이 거의 현금·재정지원적이라는 것이다. 현금지원적 접근법은 많은 중남미 국가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문제해결법이다. 코로나 돌봄이 아니어도 브라질 같은 경우에는 볼사 파밀리아 (Bolsa Família) 라는 빈곤층을 위한 조건부 현금 이전 프로그램 (Conditional Cash Transfer Program)을 2003년 부터 시행해왔다. 멕시코도 유사 프로그램인 프로그레사 (Progresa)가 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가와 기업이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젠더불평등 이슈와 문화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돌봄문제를 단순히 돈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은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각종 홍보와 캠페인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시켜려 한다 하더라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가사·돌봄을 전담하고 있는 중남미 특유의 사회현상 속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극복된 이후에는 어떤 정책과 프로그램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결국 돌봄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남미 국가들의 정책들은 계속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해 나갈 것이다.
자료: https://repositorio.cepal.org/bitstream/handle/11362/45917/190820_en.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