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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리는 노동: 남녀 차별에 굴절된 육아와 가사…‘모두의 돌봄권’ 인식 필요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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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2. 12

그간 돌봄정책은 ‘워킹맘’의 육아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점차 ‘일하는 아빠’들에게로 제도 적용이 확장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육아 여성과 전문가들은 ‘양육자에게만 유연한 업무 환경이 주어진다면 낙인효과로 인해 직장 내 차별과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 포용사회센터 선임연구원은 “아이가 있는 사람에게 특혜가 가는 구조여선 안된다. 미·비혼인 사람도 자기 자신이나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면 모두가 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대에서 열린 ‘돌봄의 가치와 포용사회’ 학술회의에서 엘리자베스 킹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더 많은 여성이 고용시장에 참여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엄마, 아빠가 아이를 돌보는, 혹은 자녀가 연로한 부모를 돌보는 것이 유급돌봄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다는 점도 안다”며 “각 사회와 가족마다 상황과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답은 가능한 한 많은 가능성과 선택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돌봄 연구자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며 당연시돼온 돌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돌봄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려는 시도도 그중 하나다. 미국 아메리칸대 경제학과의 마리아 플로로 교수 연구팀은 2018년 베를린에서 열린 ‘돌봄노동과 경제’ 학술대회에서 자체적인 거시경제모델을 활용해 한국의 무급 돌봄노동의 가치를 2009년 3067억달러, 2014년 3902억달러로 잠정 도출한 결과를 공개했다. 플로로 교수는 지난해 10월 서울대에서 열린 ‘돌봄의 가치와 포용사회’ 학술회의에선 “돌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서는 먼저 유·무급 돌봄부문을 모두 포함해 전체 돌봄경제 규모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돌봄에 대한 공공투자와 고용창출, 보다 높은 생산성, 경제성장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녹아내리는 노동: 남녀 차별에 굴절된 육아와 가사…‘모두의 돌봄권’ 인식 필요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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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2. 12

그간 돌봄정책은 ‘워킹맘’의 육아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점차 ‘일하는 아빠’들에게로 제도 적용이 확장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육아 여성과 전문가들은 ‘양육자에게만 유연한 업무 환경이 주어진다면 낙인효과로 인해 직장 내 차별과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 포용사회센터 선임연구원은 “아이가 있는 사람에게 특혜가 가는 구조여선 안된다. 미·비혼인 사람도 자기 자신이나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면 모두가 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대에서 열린 ‘돌봄의 가치와 포용사회’ 학술회의에서 엘리자베스 킹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더 많은 여성이 고용시장에 참여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엄마, 아빠가 아이를 돌보는, 혹은 자녀가 연로한 부모를 돌보는 것이 유급돌봄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다는 점도 안다”며 “각 사회와 가족마다 상황과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답은 가능한 한 많은 가능성과 선택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돌봄 연구자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며 당연시돼온 돌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돌봄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려는 시도도 그중 하나다. 미국 아메리칸대 경제학과의 마리아 플로로 교수 연구팀은 2018년 베를린에서 열린 ‘돌봄노동과 경제’ 학술대회에서 자체적인 거시경제모델을 활용해 한국의 무급 돌봄노동의 가치를 2009년 3067억달러, 2014년 3902억달러로 잠정 도출한 결과를 공개했다. 플로로 교수는 지난해 10월 서울대에서 열린 ‘돌봄의 가치와 포용사회’ 학술회의에선 “돌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서는 먼저 유·무급 돌봄부문을 모두 포함해 전체 돌봄경제 규모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돌봄에 대한 공공투자와 고용창출, 보다 높은 생산성, 경제성장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